롤랑이들과일상들

4월9일 롤리...하.. 롤리 갑자기 중성화 하다..

롤랑말랑 2020. 9. 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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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

결국 롤리가 사고를 쳤다.

새벽1시. 일하느라 의자 밑에서 놀고있는 롤리를 많이 신경쓰지 못하고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좋아하던 깃털 낚시장식을 물었다 발로 치다 장난하며 놀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일하고 있었는데 문뜩 어디선가 잘근잘근 깨무는 소리가 들려 롤리를 쳐다보니 ....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깃털들이 보였다.

어? 분명 잘모아져 뭉쳐져있던 깃털이 왜 저렇게 흩어져있지..? 라고 하는 순간 불안한 마음에 얼른 입으로 손을 가져가 보았지만 반항하는 롤리의 입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 깃털을 뭉쳐주던 손톱만한 고무마개는.. 어디에도 볼 수없었다.................

하.........

이게 무슨상황이지........ 설마 먹은건가..... 현실을 부정하려했지만 곧 인정했다. 그렇다. 롤리는 장난감 고무마개를 먹은것이다..........

인터넷을 샅샅히 뒤져 비슷한 상황의 고양이와 집사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이물질을 먹은 고양이가 많더라. 그 중 일부는 자연적으로 응까로 나왔다고 기다리라 했지만.. 불안한 몇몇 후기들은.... 내시경, 개복수술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알려주었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바보처럼 응까로 나오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평소의 먹성대로 밥을 먹고 싶어하는 롤리에게 사료를 주고 아침까지 응까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런데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스쳐지나갔다. 아직까지 토를 하거나 눈에 띄게 안좋아지는 증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초보 집사기에 집 앞 동물병원으로 롤리를 데려가 진찰만 받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엑스레이 를 찍은 결과... 아이가 대장으로 내려보내기에는 너무 큰 고무마개가 떡하니 엑스레이 속 롤리의 위 속에 자리잡고있고 더 충격적인... 내시경을 해야 이 이물질을 꺼낼수 있다고 하셨다.. 그것도 전신 마취와 함께...

내시경은 간단한 시술이지만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가만히 있질 못해 마취를 꼭 해야하는거란다.. 갑자기 닥쳐온 상황에 눈물밖에 나질 않았다. 그걸 삼키도록 신경써주지 못한 시간들, 그리고 미련하게 밥을 먹이고 응까로 나오길 기다렸던 아찔한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롤리에게 너무 미안했다. 부족한 엄마 때문에 5개월 겨우된 아기고양이가 큰일을 겪어야 한다니... 선생님앞에서 울고 불고 선뜻 결정하지 못하다 결국.. 내시경 을 하기로 하고 마취 한 김에 중성화 까지 같이 진행할 수 있으면 하기로 했다.

우리 롤리와 사랑이. 우리집에 온지 얼마 되지않았는데 참 바람잘날 없는 파란만장한 날의 연속이다. 한달도 안된 초초보 집사는 너무 버거운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선택해야한다. 나는 이 아이들의 보호자니까.

이 롤리는 고양이탈을쓴 강아지, 이제막 기어다니며 이것저것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사람아기같은 녀석이다.

내가 그걸 파악하지 못한거다. 롤리는 ... 롤리는 천방지축 인것을..

다행히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 내시경도 잘 끝나고 더불어 급작스럽게 중성화까지 끝내고 마취에서 잘 깨어난 롤리를 보며 다행이다 다행이다 잘 버텨줬다 예쁜 내새끼를 연호했다.

과잉진료하지 않는 좋은 병원을 만나 다행이었지만 처음으로 내본 병원비의 액수가 적힌 영수증을 고이 접어 지갑에 보관 했다. 이녀석이 크면 이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엄마가 너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며 따지고 병원비 플러스 용돈이라도 타보고 싶지만.. 아차.. 이녀석들 고양이였지.. 하는짓이 4살 어린아이같아서 잠시 잊어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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